2013년 3월 10일 일요일

나눔으로 풍성했던 킬한인회 설 잔치


킬한인회 설잔치 교포신문 소개

킬) 킬한인회(회장 박원선)는 우리의 고유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지난 2월 16일 강센터(대표 강신규) 킬 태권도장에서 설잔치를 개최하였다. 1부 축하행사, 2부 설음식나눔, 3부 윷놀이의 순서로 진행된 이번 행사를 통해 킬과 킬 주변에 거주하는 교포, 주재원, 학생, 독일인이 함께 어우러져 새해의 덕담을 나누고 이웃 간에 정을 돈독히 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킬한글학교(교장 유경애)의 어린이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앙증맞게 동요 '설날'을 불러 설의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이어 아이들 모두가 어른들께 공손히 세배를 드렸다. 미리 연습을 했는지 세배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한인회에서 준비한 작은 세뱃돈을 감사히 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웠다. 이어 김희정, 이정현 회원이 첼로와 피아노로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협연하였는데, 행사장 공간이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자리였다. 다음은 은혜양이 바이올린으로 동요 '설날'을 연주해 주었고 뒤이어 참가자 모두가 함께 '설날'을 4절까지 모두 부르며 동심 속에 명절의 분위기를 나누었다. 박미현 박세영 남매가 우리의 북을 연주해 주었는데 북 장단에 듣는 이의 손도 조금씩 움직이기고 하고, 독일친구들도 한국의 소리에 빠져들어가는 것 같았다.

1부 축하행사의 대미로 강센터 소속의 한국, 독일인 태권도 수련생들의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가족별 시범, 각종 품새, 격파를 보여주며 태권도의 멋을 한껏 보여주었다. 한 번에 나무 격파가 되지 않고 다시 시도할 때 숨죽이며 응원하기도 하고, 강신규 회원이 벽돌을 깰 때 행여 손이라도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함께 긴장과 감동의 끈을 이어간 시간이었다. 독일인 수련생이 한국인들에게 보여준 멋진 태권도 품새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1부 행사를 마치고 모두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었다. 어디에서 재료를 구했는지 불고기, 김치, 찜, 보쌈, 전, 잡채, 나물, 묵 등 한국의 맛을 나누었는데, 어느 때 보다도 푸짐한 잔칫상을 오가고 함께 먹는 음식 속에 정을 나누는 훈훈한 자리였다. 또한 킬에서 유명한 스시집 'Ann'을 운영하는 김호일, 송은주 회원이 맛있는 초밥을 푸짐하게 제공하여 참석자의 입을 기쁘게 하였다. 음식을 나눈 후 설날에 빼놓을 수 없는 윷놀이를 하였는데, 바닥에 둥글게 둘러 앉아 던지는 윷가락 소리, 함성 소리로 설잔치의 밤은 무르익었다.

이번 킬한인회의 설잔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이심전심으로 돕고 나누는 정이 컸던 자리였다. 한글학교 어린이 발표를 비롯해, 킬한인선교교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 주재원으로 파견나온 해군가족이 모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고 행사장 준비를 담당해 주었다.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면서 킬과 함부르크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며 시간을 쪼개어 역동적으로 생활하는 강신규 회원도 도장을 한인회의 장소로 제공하며 도리어 도장을 찾아 주어서 감사하다며 한인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킬(Kiel)' 북부 독일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이곳에 정착하거나 머무르는 이유는 제각각 다를지라도 설을 맞이하여 함께 나누는 넉넉함이 있었던 자리였다. 이러한 나눔이 대보름달만큼이나 더욱 풍성하고 지속되기를 소망한다.